닌자(忍者)에 대해 알아보자!

 1. 명칭

보통 닌자뽕 가진 애들은 <남자 = 닌자, 여자 = 시노비>로 알고 있는데 
● 닌자(忍者) =  忍를 음독, 해석하면 '몰래 뭔가를 하는 자'라는 명사가 됨
●시노비(忍び) =  忍를 훈독, 해석하면 '몰래 뭔가를 하는 것'이라는 명사가 됨


즉 같은 글자를 어떻게 읽느냐에 따른 차이에 불과하다. 


참고로 여자 닌자의 명사는 여자를 뜻하는 한자 女(녀)를 파자한 쿠노이치(くノ一)라고 불렀다.

2. 복장

우리가 알고있는 닌자
흔하게 퍼진 복장
하지만 실제 닌자의 복장

실제 역사속 닌자
실제 닌자 복장1
실제 역사속 닌자2
실제 닌자 복장2
실제 역사속 닌자3
실제 닌자 복장3

이게 무슨 닌자 복장이냐고 하겠지만 닌자는 엄밀히 말하자면 '간첩' 내지는 '첩자'다. 고로 평상시에는 지극히 평범한 모습으로 임무를 수행하면서 몰래 지시받은 명령을 수행하거나 혹은 옆에서 정보를 캐내는 게 주 업무였는데, 저런 시꺼멓고 수상한 복장을 하고 다니면 100% 걸리기 때문에 당연히 저러고 돌아다니지 않았다.
우리가 흔히 하는 닌자 복장은 18세기의 일본 화가인 '가츠시카 호쿠사이(葛飾北斎)'의 영향력이 크다. 일본의 에도 정부를 통해 우키요에(浮世絵) 같은 미술품들이 수입되었고 그것 때문에 서양인의 일본에 대한 관심도가 올라간 상태에서 이후 일본 매체들이 호쿠사이가 묘사한 닌자의 모습을 적극 응용하기 시작했고 그게 서양인들의 오리엔탈리즘을 자극해 <닌자 복장 = 검은 계열에 복면과 두건>이 된 것.
역사속 변화된 닌자 복장
변겨된 복장

3. 하는 일

보통 만화나 게임 매체만 보면 닌자는 암살하고 기습하고 이런 걸 주된 걸로 하는 줄 알겠지만 위에서도 언급되었듯이 얘내의 가장 큰 업무는 바로 '첩보'였다. 그래서 첩보 임무에 적합한 대상들을 물색해서 보내는 경우가 많았는데 시종이나 일꾼부터 학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후마 가문도 핫토리 한조
참고로 후마 가문도 핫토리 한조처럼 '후마 고타로(風魔 小太郞)'라는 가주명이 계승된다.


대표적으로 전국시대에 유명한 닌자 가문이었던 후마(風魔)의 경우는 가문 자체가 유목 생활을 중시하다보니 기본적으로 말을 잘 탄다는 패시브가 있었고  

매체를 통해 유명한 '핫토리 한조(服部半蔵)'라는 가주명을 대대로 물려받는 이가류(伊賀流)의 경우도 평상시에는 지방의 유지처럼 그럭저럭 지내가다 의뢰가 들어오면 어떤 일인지 검토해 보고 결정한 뒤 돈을 받고 첩보를 나갈 인원을 보내는 등의 활동을 하였다. 즉, 서양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웬종일 어둑어둑한 성의 다다미방에서 음습하게 목석처럼 앉아서 명령을 기다리는 그런 닌자의 모습은 1도 없었다는 것.
핫토리 마사나리(服部正成) 사진
핫토리 마사나리(服部正成)
보통 가장 유명한 '핫토리 한조'는 이 사람을 가리킨다.

4. 인술(忍術)? 암기(暗器)? 

나루토 화둔
화염구!
우리가 흔히 매체를 통해 익숙한 인술은 이렇다.

손가락으로 인을 맺어서 불을 뿜거나 분신을 불러내거나 몸을 감추는 등, 약간은 판타지의 영역처럼 묘사되는데 실제 인술은 바로...

이거다. 이게 뭔가 싶겠지만, 인술이라는 건 수인을 맺고 기술을 부리는 게 아니라, 닌자로서 첩보활동을 하면서 필요한 여러가지 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의미했다.  위기 시 대처방법, 독초와 약초의 구별방법, 특정 마을의 인구유동 정보, 첩보 대상의 건강상태나 특이사항 등등... 말 그대로 첩보에 대한 노하우가 바로 인술인 것이다. 닌자들이 갖가지 독에 대해서 능통한 것으로 등장하는 것도 어찌보면 인술을 통해 습득한 지식인 것이다.

암기의 경우는 보통 매체를 통해 알려진 게 많다.
수리검 짤
슈리켄(手裏劍, 수리검)

테츠비시(鐵菱)나 마카비시(撒菱) 예시
테츠비시(鐵菱)나 마카비시(撒菱) 

대표적인 게 위에 나오는 슈리켄(手裏劍, 수리검)인데 실제 암살용으로도 사용되기는 했지만 사람의 힘으로 던진 슈리켄으로 누군가를 죽이는 일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암살용으로 던질 경우엔 맹독을 발라 던졌고, 보통은 임무를 하다 들켰을 때,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던지는 경우가 많았다.
닌자들이 잘 사용했던 테츠비시(鐵菱)나 마카비시(撒菱) 같은 것도 우리 말로는 '마름쇠'라고 하는데 말 그대로 말타고 추격해 오는 걸 막기 위해 바닥에 뿌리는 방해물 비슷한 거였다.
쿠사리가마(鎖鎌, 사슬낫) 활용법
쿠사리가마(鎖鎌, 사슬낫)
 
그리고 간지나게 사용되는 쿠사리가마(鎖鎌, 사슬낫)의 경우도 닌자들이 흔히 사용하는 무기처럼 등장하는데 저거 착용하고 다니면 쇠사슬이 부딪히는 절그럭절그럭 소리가 생각보다 커서 당연히 암습용으로는 쓸모가 없었다. 그리고 시작은 낫이었을지 몰라도 정식무기 중 하나로 편입되었고 일반 무사들도 사용법을 알고 훈련했기 때문에 오히려 닌자들이 상대해야 하는 무사들이 더 잘 썼다.
진짜 닌자들은 문틈을 베거나 하기 위해 특수제작한 작은 낫을 들고 다녔다.
게임속 텟코우카기(手甲鉤, 수갑구)
텟코우카기(手甲鉤, 수갑구)

텟코우카기(手甲鉤, 수갑구) 역시 디아블로2나 여러 닌자를 소재로 한 게임으로 인해 유명하다. 우리한테는 클러 계열의 무기로 인식되어 있다.
디아블로 텟코우카기(手甲鉤, 수갑구)
하지만 이 무기의 실제 쓰임은.....
텟코우카기(手甲鉤, 수갑구)는 벽타기용
일본성 1

일본성
일본성 2
바로 등반용이었다. 일본의 성벽도 중국이나 조선 못지 않게 높고 육중했고 구조 상 경계하는 인원들을 피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성벽을 기어올라 잠입하는 수 밖에 없었는데 그 때 바로 저 텟코우카기를 쓰는 것이다. 높은 설산을 오르는 등반가들이 클라이밍 때 사용하는 피켈(Pickel, 얼음도끼)과 똑같은 용도인 것이다. 벽돌 사이에 칼날을 박아 고정시킨 뒤 그것을 이용해 차근차근 올라간 뒤 잠입하는 것.


정리하자면 닌자의 인술은 첩보활동에 도움이 되는 여러 정보들이고, 닌자의 암기는 임무를 실패하거나 임무를 좀 더 수월하게 하기 위해 사용되는 도구들이었던 것이다. 

5. 닌자들의 섭식

닌자들 밥상 사진
일본 중부대학 인문학부 커뮤니케이션학과 중국인 조교수 왕하오판이 재현한 에도 시대 밥상

다를 거 없었다. 닌자들도 보통 사람들처럼 밥을 먹었다. 다만 닌자의 발생 자체가 다이묘(大名, 지방영주)로부터 가족과 땅을 지키기 위해 싸웠던 농민 계열들이었던 만큼 민중들이 많이 믿었던 슈겐도(修験道, 수험도)에 따라 산에서 나는 나물이나 작물로 된 식사를 주로 했을 것으로 보인다. 

※ 슈겐도는 말 그대로 '산에 짱박혀서 수행하면서 깨달음을 얻는 것'을 중점으로 한 일본 밀교다.

또, 임무 중에 향이 강하게 나는 음식이나 차를 피했는데 향이 강한 음식을 오래 먹으면 그 향이 몸에 배기 때문에 몰래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곤욕이 아닐 수 없다. 아주 특이한 향일 경우엔 일이 잘못 되었을 때 내가 용의자로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만화나 소설에서도 클리셰로 흔히 쓰이는 내용이기도 하다. 모르는 여자가 스쳐 지나갔는데 이미 죽은 그녀가 즐겨쓰던 샴푸 냄새라던가...). 그래서 임무에 들어가기 전에는 식단관리를 해서 기존에 먹던 음식 중 향이 강한 음식은 빼는 방식으로 식사를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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